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커틀렛, 초밥, 그리고 디저트...

악어를 이용한 요리를 견뎌 내고 왔다. (전편)





시즈오카현 코사이시에 있는 '코이케 악어' 본점을 취재하러 가서

악어 혀 카레를 맛 본 것이 08년 2월이었다.


그 뒤로도 코이케 악어의 코이케 사장님과 몇 번인가 연락을 할 기회가 있어,

'맛있는 악어 요리를 먹고 싶다면, 이 가게가 좋아요'
라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.



그리고, 8개월이 지나

무사히 아이도 낳고, 겨우 취재를 갈 시간이 생겨서

보슬비가 내리는 그 날, 하마나 호수로 향하는 전차에 몸을 실었다.


이번에 오게 된 가게는 '라 펫쉬 ' 라는 이름이었다.

겉보기엔 평범한 동네 양식점같이 생겼는데...

이런 아담한 양식점을 매우 좋아하는 나는

근처에 살기만 한다면 악어와 상관 없이 단골이 될 듯 한 분위기였다.




문을 열고 문득 발치를 보니

어떤 갈색 물체가 눈에 띄었다.


...악어가 있었다.


물론 박제지만...


아니, 저거 진짜로 문 열자마자 바로 옆에 있다.

어린 아이 시점이라면 눈 앞이라서 울어 버릴지도 몰라.

다 큰 내가 봐도 순간 식겁할 리얼리티...


그래, 역시 이 가게에선 악어 요리를 파는 거야!



예약 했다고 알려주니

가게 내부 카운터 쪽으로 안내 해 줬다.


오오... 여기는 주방 사람들끼리 하는 말도 들릴 것 같다.

좋은 자리를 잡았구만.



의자에 앉으니

악어요리 전용 메뉴판 을 주었다.
(물론 보통 요리용 메뉴도 있다고 합니다.)


예상 외다. 뭐 이리 악어요리 종류가 풍부해.

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은 것은

악어 고기가 아직은 그다지 보편적이지 않다는 슬픈 반증인건가...



....응?! 악어 회?!?! 악어 곱창?!?!

...디저트는 또 뭐야?!?!?!




이미 메뉴 단계에서 호기심이 솟아올라 미칠 지경.


이것도 먹어보고 싶고, 저것도 먹어보고 싶고...

....근데 이제 점심시간이잖아... ㄷㄷ




고민에 고민을 거듭 한 결과,

악어 커틀렛, 악어초밥,

그리고 악어 디저트 를 먹어보기로 정했다.


어떤 엄한 요리가 나오려나...



특히, '악어 초밥' 이라니...

상상조차 되질 않아... ㄷㄷ

(;´Д`)





자, 그럼 우선 악어 커틀렛 부터.

처음 나온 요리는

악어 커틀렛

사실, 요리 수준을 떠 보기 위해 주문 했었는데

예상한 것 이상으로 제대로 된 요리가 나와 솔직히 놀랐다.



뭐랄까, 접시에 담겨져 있는 모습이

꽤 훌륭하지 않은가.


'악어 고기를 이용하여 맛 있는 것을 만들어 내겠다'는 마음가짐이

그대로 전해 져 오는 듯 하다.


이거, 장난스럽게 먹으면 안되겠어.

진지하게 먹지 않으면 실례겠는걸.




자, 그럼....


잘 먹겠습니다!!


흠...


웃... 따... 딱딱하지 않다?!

아니, 오히려 엄청 맛있어!!!




악어 고기가 닭고기와 비슷하다는 말은 자주 듣지만

이건 오히려 닭고기보다 부드럽고, 깊은 맛이 있다.

어쩌면 돼지고기보다 훨씬 맛 있을지도 모른다.


예상 외의 히트에 젓가락이 계속해서 향하게 된다.



이 맛에 이 양은 너무 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.

더 먹고 싶어. 딱 3배정도 되면 좋을텐데.

양 늘려주세요!!!



악어는 난생이니까...

악어 오야코돈 (주 1)같은 거 하면 어떠려나...

그런 망상을 하면서

그릇을 싹 비웠다.




아... 맛있었어...





이어서, 초밥이예요, 악어초밥

커틀렛이 맛이 있긴 했지만,

커틀렛이 맛 있을 것이라곤 이미 예상 했었다. (예상이상 맛있긴 했지만)


악어고기 카레도 맛이 있었으니

튀김류도 맛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.



문제는 이거다.

악어 초밥.



악어고기를 초밥으로... 라...


이걸 화양절충 (주 2)이라 불러도 될 지 모르겠지만

어쨋든 특이한 음식임에는 틀림 없다.



모르긴 몰라도 악어 초밥은 여기가 처음일 듯.

그 악어초밥이 내 앞으로 운반되어 왔다.


우오오오!! 초밥이다!!

제대로 된 쥠초밥이야!!!



구워서 나온 것도 아니고 다져서 요리 해 나온 것도 아닌

제대로 된 쥠 초밥 이 나온 것이다.



이것이 바로 악어 초밥 이다.


우와아아아아아아...

(((( ;゜Д゜)))


마.. 맛은 어떨까...



씹히는 식감은? 냄새는?

맛은?


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상상이 되지 않는다.


머릿 속에는 이런저런 생각만이 가득.

선뜻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.




후편 에 계속.
(후편에서 드디어 악어 초밥을 먹습니다!)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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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 1 : 오야코돈 (親子丼)

돈부리 (일본 덮밥류)의 일종으로, 닭과 달걀로 맛을 낸 돈부리. 오야코(親子)는 '부모자식'이라는 뜻으로, 부모 (닭) + 자식(달걀)이 함께 들어 갔다는 뜻.


주 2 : 화양절충 (和洋折衷)

일본의 것 (和)과 서양의 것 (洋)을 절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뜻. 이경우엔 일본 요리인 초밥과 해외의 재료인 악어고기의 만남을 말함.